[출근길 인터뷰] 위로받고 싶을 때 '반려돌'…인기 이유는?
[앵커]
돌멩이는 무생물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 무생물인 돌멩이를 통해 안정감을 느낀다며 옆에 두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명 '반려돌' 인데요.
'반려돌'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이유, 왜 우리는 돌멩이에 위로를 받는 건지, 뉴스캐스터 연결해 돌멩이와의 교감, 지금 바로 해보겠습니다.
강수지 캐스터.
[캐스터]
저는 지금 제 반려돌 건강이와 함께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돌과 사람에 대한 교감을 주제로 논문을 작성하신 신정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만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신정수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안녕하세요.
[캐스터]
이곳 한국학중앙연구원 어떤 곳일까요.
[신정수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국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분야입니다. 학부 과정은 없고 대학원 과정은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께서는 많은 지원 부탁드리겠습니다.
[캐스터]
반려동물 열풍이 불고 있는데 반려돌이란 무엇일까요.
[신정수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반려돌은 이름 그대로 친구 같은 돌입니다. 요즘 반려자, 반려동물, 반려식물 하잖아요. 그리고 반려돌도 좋고 요즘 사람들은 애완이란 말은 안 좋아하는데 살다 보면 쉬면서 장난치고 싶은 그런 때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반려동물도 좋고 애완돌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캐스터]
교수님, 어떻게 사람과 돌에 대한 교감을 논문으로 쓰실 생각을 하셨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으실까요.
[신정수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옛날 선비들의 글을 보면 돌한테 말을 걸고 소통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저희들 어릴 때 보면 나무야 안녕,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어른이 되면서 사물하고 소통을 안 하잖아요. 근데 조선시대 문인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나무, 돌하고 소통하는 게 신기해서 그래서 연구하게 됐습니다.
[캐스터]
온라인에서 돌 씻는 영상의 조회 수가 900만 회를 넘었다고 합니다. 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돌을 애지중지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반려돌 열풍 현상,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신정수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저도 반려돌 열풍 영상을 보고 놀랐습니다.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데요.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으면서 그 옆에 돌을 두고 싶은 그런 생각도 들 수 있을 테고, 또 저희가 요즘 가성비란 말을 많이 하는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이렇게 보살피기도 쉬우니까 그런 장점도 있고요.
그리고 사람하고 소통하고 좋아하는 게 가장 좋지만 사람한테 상처받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리고 저도 개를 키워봤지만 반려동물 죽었을 때 엄청 울었습니다. 그런 것들에 비하면 반려돌은 그런 위험은 없고요.
마지막으로 저는 물성, 돌의 단단함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데 저도 지금 이렇게 웃으면서 인터뷰하고 있는데, 살다 보면 힘들 때가 많잖아요. 저는 단단한 돌을 보고 만지면서 그러면서 제가 힘을 얻는 것 같습니다.
[캐스터]
한편 우리나라의 반려돌 열풍 현상을 외신에서는 과로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이 시사하는 바가 있을까요?
[신정수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한국 사람들은 일 많이 하는 걸로 유명하잖아요. 분명히 그런 과로, 피로로 인해서 거기에 대한 대안으로서 반려들 문화가 생긴 것 같고요. 저는 조금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그러면 한국은 원래부터 과로사회였습니다. 그런데 왜 이 시점에서 반려돌 문화가 유행했을까. 저는 인간주의, 인간 중심주의에서 탈휴머니즘, 사람을 벗어나서 자연, 사물과 소통하는 이러한 생각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데 이러한 포스트 휴머니즘에서 반려돌 문화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캐스터]
그런데 사람과 돌에 대한 교감이 오늘날에서야 일어난 게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과거에도 일어났다고 하는데요.
[신정수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문헌으로 보면 그 이전에도 있었을 테지만 이제 고려시대부터 나타나고요. 조선 시대에 점점 발달하고 19세기 오면은 수석 문화, 괴석문화가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캐스터]
교수님도 아끼는 반려돌을 가지고 계실까요.
[신정수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연구실에서 제가 좋아하는 반려돌들을 가지고 왔습니다. 다 소개하기는 힘들고 딱 하나만 소개한다면 이 돌은 이제 랩을 싸서 예쁘죠? 미국에 사는 형님께서 저한테 보내주신 건데 이 돌을 보면서 같이 공부하고 운동하고 그때 한창 중국어로 공부해서 '따꺼(형님)'라고 불렀어요. 그러던 시절을 생각하게 됩니다.
[캐스터]
마지막으로 반려돌을 키우는 시청자분들께 한말씀해 주신다면요.
[신정수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제가 지금 이 돌을 소개로 드린 것처럼 매장에서 반려돌을 구입할 수도 있지만 직접 산에 가서 찾고, 그리고 찾은 것을 선물하고 선물받고 그러면 그게 훨씬 더 의미가 있고 스토리텔링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캐스터]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출근길 인터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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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